미국에서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나온 분홍색 텀블러가 우리 돈으로 수십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이 텀블러를 사기 위해 밤새 캠핑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는가 하면, 일부 매장에서는 이 텀블러 때문에 소비자들 간 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N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일 미국 대형마트 타겟에서는 스탠리와 스타벅스가 협업해 만든 밸런타인데이 기념 한정판 퀀처 텀블러 판매를 시작했다. 텀블러 크기는 40온즈(약 1.18ℓ)다. 판매가는 49.95달러(약6만5000원)다.
미국 전역에서는 이 텀블러를 구매하기 위해 남녀노소 매장 앞에는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타겟 매장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은 텀블러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했다.
일부 매장에서 텀블러를 두고 매장 내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 남성이 다른 사람이 구매하려던 텀블러를 훔치려다 붙잡혀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모습도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결제하지 않고 카운터 안으로 뛰어 들어가 텀블러를 챙긴 후 달아나기도 했다. 이러한 영상을 틱톡에 공유한 한 누리꾼은 "사람들이 새로 출시된 스타벅스 스탠리 컵에 미쳐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빨대가 꽂힌 퀀처 모델이 특히 인기를 끄는 데다,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스타벅스와의 협업, 한정판 분홍 색상 등의 이유까지 더해져 유독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텀블러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품절됐다. 재입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인기가 많다 보니 일부 구매자들은 수백달러 웃돈을 붙여 재판매에 나섰다.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 299.99달러(약 39만원)에 거래된 물건도 나왔다. 일부는 텀블러를 최대 550달러(약 72만원)에 내놨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러한 트렌드가 SNS 인플루언서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쉘리 코한 시라큐스대 유통학과 교수는 "스탠리는 마케팅 대상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이제 바꿨다"며 "인플루언서들이 그들의 경험을 영상으로 만들면서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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